본 글은 유수의 기업에서 리서치 경험을 하고, Duolingo에서 아시아권 언어들과 관련해 흥미로운 연구들을 수행한 Masato Hagiwara가 정규직 근무를 그만두고, 1 년간 프리랜서 AI 엔지니어 생활을 하며 느낀 경험과 생각을 정리한 글을 허락을 구하고 번역한 글입니다.
원글은 미국에서의 프리랜서 생활에 대해 다루고 있기는 하지만, 최근 한국에서도 인공지능과 관련해 많은 일자리가 생겨나고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는 상황의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AI와 관련해 프리랜서를 한 번이라도 고민해보신 분이라면 재밌게 읽으실 수 있을테니 편한 마음으로 읽어주시면 되겠습니다 :)
P.S. Masato는 한국 문화와 한국어에도 아주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Duolingo에서 근무하던 2018년에는 Duolingo 내 한국어 코스를 개발하기 위해 한 달 간 서울에서 머물며 한국어를 배운 이력도 있다고 합니다.
때문에 한국어 자연어 처리와 관련해서도 협업 및 연구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하며, 이와 관련해 관심 있으신 분들은 Masato에게 메일 (hagisan at gmail dot com) 을 주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들어가며
시애틀에 위치한 WeWork |
이번 주는 제가 정규직을 그만두고 독립적인 NLP/ML 엔지니어 및 리서처가 된지 1 주년이 되는 주입니다. 지금부터 이를 “프리랜서 AI 엔지니어”라고 칭하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경험한 프리랜서 생활은 매우 긍정적이었으며, 지난 1년은 아마 제 커리어에 있어 가장 생산적이었던 한 해 였을 것입니다. 해당 기간 동안 제가 달성한 “성취”는 다음과 같습니다:
- 1년 반 동안 작업하던 NLP 입문서 Real-World NLP 집필 및 출간
- TEASPN, NanigoNet, Github Typo Corpus 그리고 Open Language Profiles 등 다양한 오픈 소스 NLP 프로젝트를 리서치 및 런칭
- 트랜스퍼 및 멀티 태스크 러닝을 활용한 Fine-grained NER 시스템 개발: TAC-KBP 2019 2위
- AllenNLP를 교육하기 위한 입문 강의 제작
- 클라이언트들과의 수 많은 프로젝트
이제 저는 프리랜서 AI 엔지니어가 되는 것이 누군가는 반드시 밟을 수 있는 커리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친구와 지인들은 제게 프리랜서가 되는 것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묻습니다. 그리고 그들 중 대부분은 “프리랜서 연구자”라는 직업을 이전까지 들어보지 못하기도 했고요 (이건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제 생각과 경험에 대한 글을 본 포스트를 빌려 기록하는 이유는 해당 길에 관심 있는 누군가에게 이 글이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Freelancer가 되어야 할까요?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위 질문에 대한 답은 “아니오” 일 것 입니다. 모두가 프리랜서 생활을 할 수는 없습니다. 프리랜서가 되기 위해서는 여러분이 프리랜서 생활 자체를 즐길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아래에서 다시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은 또한 여러분이 하고자 하는 일에 굉장히 능숙해야 합니다. 고객의 입장이 되어 배관공이나 변호사를 고용하는 상황을 생각해봅시다. 여러분이 배관공, 변호사 등을 고용해 돈을 지불하는 이유는 그들을 여러분의 “팀”에 두고 같은 문제를 함께 풀거나, 유급 휴가와 무상 점심 등을 제공해가며 그들에게 배우고 성장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그들이 여러분이 가진 문제를 바로 해결해줄 수 있을 것이라 (거의) 믿기 때문이죠.
프리랜서 AI 엔지니어로서 여러분은 클라이언트의 프로덕트와 코드 베이스를 빠르게 익히고, 첫 번째 Pull Request를 며칠 이내에 날리기로 기대될 것입니다. 그리고 비지니스 메트릭을 개선할 수 있는 머신러닝 프로토타입 혹은 파이프라인 등을 몇 주 이내로 완성하기로 기대될 것이고 말이죠.
만약 여러분이 이제 막 AI 분야에 발을 들이는 상황이라면, 제 생각에 많은 리소스와 성장 기회를 제공해줄 수 있는 큰 회사들이 여러분에게 더 좋은 선택지일 것입니다. FAANG*과 같은 곳 말이죠. 혹은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이 될 수도 있겠네요. 초기에는 이런 회사들에서 정규직으로 근무하며 경험을 쌓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만약 어떤 스타트업이 괜찮은이 모르시겠다면, Duolingo에서 재밌는 일들이 진행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가 있긴 합니다 (^^).
역자주: FAANG은 미국의 거대 IT 기업들을 일컫는 용어이며, 각각 Facebook, Apple, Amazon, Netflix, Google을 의미합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네이버, 카카오 등이 되겠네요.
급여
저는 시간 당 수당으로 근무합니다. 프로젝트 단위로 수당을 받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죠. 제 생각에 인공지능 프로젝트는 시간 단위로 정산을 하는 것이 더 적절한 것 같습니다. 이는 단순히 (예상) 결과만 보고 일의 범주를 결정하는 것이 너무 어렵기 때문입니다.
현재 저는 짧은 기간의 일(한 달에 몇 시간)에 대해서는 시간 당 200 달러를 받으며, 긴 기간의 일(한 주에 10 시간 이상)에 대해서는 시간 당 150 달러를 받으며 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받는 급여가 비싸다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은 단 한 번이었습니다.
대부분의 클라이언트들은 제가 제시한 금액을 받아들이셨습니다. 클라이언트가 제 급여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급여를 협상하는 것이 아니라 대개 주당 몇 시간까지 해당 업무를 봐준다던지 등으로 일의 범위에 대해 협의를 하게 됩니다. 미국 기준으로 제가 가진 스킬들을 보유한 AI 엔지니어들의 평균 급여는 아마 제 급여보다 더 높을 것입니다. 아마 제 급여를 더 높여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어쩌면 한참 이전에 높여야 했을 수도 있겠습니다…
최근 몇 년간 있었던 “인공지능 붐” 현상 덕분에, 프리랜서 AI 엔지니어들은 시장에서 완전히 우위에 위치할 수 있습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는 좋은 실력을 가졌을 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여러분이 뛰어난 프리랜서라면 클라이언트와 업무 요청이 메마를 일이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험적으로 봤을 때 급여를 올리는 좋은 방법은 클라이언트로부터 50%의 확률로 “NO”라는 대답을 받을 때 까지 여러분의 급여를 올려가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라도 여러분에겐 여전히 50%의 다른 클라이언트들이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대개 좋은 클라이언트이겠죠. 부작용이라면 여러분이 “NO”를 외치는 것에 익숙해질 것이라는 점입니다. 일례로 업무 요청에 있어 저의 기본 대답은 항상 “NO” 이고, 스케줄은 항상 꽉 차있다고 말하게 된 것처럼 말이죠.
생계 유지
전망 이론은 팩트입니다 |
저는 앞으로 몇 년간 일을 하지 않아도 굶주리지 않을 정도로 돈을 비축해두긴 했습니다. 그리고 아내가 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도 제가 프리랜서로 전환을 하는데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충분한 저축액이 있다하더라도, 돈이 빠져나가는 것을 보는 것은 여러분의 재무 안정감에 많은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30 개의 클라이언트들과 일을 하고 있다라고 하면, 여러분은 클라이언트의 일을 수행한지 2 달이 지난 후에야 계약 금액을 지급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작년 여름에 피츠버그에서 시애틀로 이사하는 과정에서 많은 돈을 소비하며 Loss aversion을 경험했습니다. 전망 이론에 의하면 사람들은 5 달러를 벌 때보다 5 달러를 잃을 때 더 많은 손실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만약 재무 안정감이 여러분의 우선 순위에서 높은 위치에 위치하고 있다면, 여러분은 정규직으로 근무를 하는 편이 좋겠습니다.
정규직으로 근무할 당시와 비교해보자면, 저는 이전보다 돈은 적게 벌고 있지만 이와 동시에 더 적게 일하고 있기도 합니다. 물론 더 많이 일하고 더 많은 돈을 벌수도 있겠지만, 어린 아이들을 키우는 입장에서 제겐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클라이언트 찾기
2019년 West Coast NLP |
제 경우 대부분의 클라이언트을 제 네트워크를 통해 찾았습니다. 컨퍼런스와 워크샵은 잠재 고객을 찾는데 매우 유용한 장소입니다. 특히 여러분이 발표할 기회가 있다면 이는 더 좋은 기회가 되겠죠. 그리고 저는 제가 정말 함께 작업하고 싶은 잠재 고객을 찾으면, 해당 회사의 “채용 공고” 페이지에서 직접 지원을 하기도 합니다. 많은 직원들은 (특히 스타트업이라면 더욱이) 고용 형태에 대해 제대로 밝히기만 한다면 원격 혹은 파트 타임으로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열려 있습니다.
하지만 프리랜서로서 대부분의 계약은 몇 달을 넘지 않기 때문에, 여러분은 항상 잠재 고객들을 물색해야 합니다. 이 점이 정규직과 프리랜서의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정규직으로 근무했을 당시 제가 취한 “구직 활동”은 많아봤자 이지선다였습니다. “전혀 찾아보지 않거나” 혹은 “열렬히 찾아보거나”. 만약 여러분이 안정적인 직업과 급여를 원하신다면 프리랜서가 되는 것은 좋은 선택지가 아닙니다.
자유
2018년 서울 |
사람들은 프리랜서의 가장 큰 장점으로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라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이는 아마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아닐 것입니다. 적어도 제게는 말이죠. 특히 기술 분야의 많은 고용주들은 직원이 제대로 된 작업만 처리한다면 어디서 일하든, 언제 일하든 크게 개의치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는 프리랜서가 되기 이전에도 필요한 상황(e.g. 자녀가 아픈 상황 등)에는 재택 근무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2018년에는 한 달간 한국에서 한국어를 배우며 원격 근무를 하기도 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단지 시간과 장소 선택에서 자유로워 지기 위해 프리랜서가 되는 것을 고려하고 계시다면, 아마 좋은 고용주를 찾는게 더 빠를 것입니다.
프리랜서는 스스로가 일을 얼만큼 해야할지 스스로 관리해야 합니다. 반대로 정규직 근무를 한다면 (특히 스타트업이라면 더욱이) 일을 하거나, 혹은 안하거나 두 개의 선택 밖에 할 수 없겠죠. 고용주는 여러분이 한 주간 풀로 일을 할 것으로 기대할 것입니다. 주급의 절반만 벌기 위해 20 시간만 일을 할 수는 없으니 말입니다. 프리랜서는 이처럼 유동적으로 일을 조정하는 작업을 꽤나 쉽게 할 수 있으며, 이게 프리랜서가 가진 최대 장점입니다.
또한 저는 항상 수 만 가지의 프로젝트 아이디어를 지니고 사는 유형의 사람입니다. 그리고 해당 아이디어들은 저를 고용한 고용주가 의뢰한 일과 관련이 있을 수도, 관련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항상 스스로를 엔지니어/연구자 보다는 아티스트에 가깝다고 생각해왔으며, 이를 돌이켜 봤을 때 프리랜서가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였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지금 정규직으로 힘든 근무를 하고 계시다면, 여러분의 사이드 잡에 행운을 빕니다. 혹은 본업을 하기 위한 기력을 찾는 일에 행운을 빌어야 할 수도 있겠네요. 프리랜서에게는 모든 일이 부업입니다. 저와 함께 일한 모든 클라이언트들은 제가 다른 사람들과 협업하고, 제 개인적인 작업을 하는 것을 알지만 그 누구도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몇몇 클라이언트들은 계약서에 경쟁금지 조항을 넣기도 합니다만 이는 전적으로 존중하고 있습니다).
시간 관리
프리랜서로서 여러분은 반드시 시간 관리 능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이는 클라이언트가 지불하는 돈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저는 뽀모도로 기법의 신봉자이며, 제 모든 업무를 뽀모도로를 통해 관리합니다. 저는 대략 한 주에 80 뽀모도리 (40 시간) 분량의 일을 확실하게 수행해낼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뽀모도로 기법을 사용해본 경험이 있으시다면 해당 분량을 채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우며, 이것이 얼마나 많은 일을 한다는 것인지 잘 아실 겁니다. 만약 뽀모도로 기법을 사용해본 경험이 없으시다면 진지하게 사용하는 것을 고려해보세요. 웹 서핑, 스마트폰 확인, 의미 없는 슬랙 잡담 등을 하지 않고 하루에 8시간을 진정으로 일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실감하게 되실 것입니다.
저는 업무 시간에 저를 산만하게 만들 수 있는 사이트들을 차단하기 위해 노트북에서는 Freedom을, 스마트폰에서는 Stay Focused를 사용합니다. 제가 해당 소프트웨어들 없이 일을 하는 모습은 상상할 수도 없습니다.
물론 위에서 언급한 40 시간이 모두 급여 정산에 포함되는 것은 아닙니다. 40 시간에는 개인적이지만 업무와 관련된 오버헤드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학습, 송장 처리, 자본 관리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여러분이 연구도 하신다면 아카데믹한 활동을 하는데 소요되는 시간도 고려해야 합니다.
만약 컨퍼런스를 위해 논문 리뷰를 해야한다면, 이러한 시간들을 포함해야 하겠죠. 혹은 워크샵을 주최해야 한다면 해당 시간도 포함해야 하고 말이죠. 이러한 계산법은 여러분이 각각의 활동에 얼마만큼의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지를 정하는데 보다 “현실적”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저는 한 주를 시작하기 전에 중요 항목들을 위주로 계획을 작성하며, 각 활동에 예상되는 뽀모도리 양을 기록합니다. 이러한 방법은 단순히 “TODO 리스트”를 기록해놓고 매번 시간 부족을 후회하는 것보다 훨씬 더 좋은 시간 관리 방법입니다.
또한 대부분의 제 클라이언트 분들은 정기적인 “방문”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현재 한 주에 2-3 시간만을 미팅에 할애하고 있습니다. 미팅은 아주 큰 부작용을 지니는데, 이는 제게 많은 손실을 주곤 합니다. 예를 들어, 저는 오후에 아주 작은 미팅이 예정되어 있더라도, 미팅 때 어떤 이야기를 할지, 회의실 예약 등 따로 준비해야 할 것은 없는지 등을 멍하니 생각하게 되곤 합니다. 미팅 후에는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고, 필요한 팔로우 업은 없었는지 등을 회상하고 말이죠.
이러한 모든 부작용들은 비록 작더라도 제 업무 흐름을 방해해, 생산성을 현저하게 감소시킵니다. 현재는 미팅에 굉장히 적은 시간만을 할애하고 있기 때문에 일에 소비할 수 있는 많은 시간을 찾을 수 있게 되었고, 이는 제 정신 건강에 매우 이롭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업무
지금까지 본 글은 “AI”와 거의 연관이 없는 내용을 다루었습니다. 실제로 저는 어떤 업무를 하고 있을까요? 지난 몇 년간 저는 컨설턴트, 엔지니어 그리고 연구자 등 다양한 직업들을 경험했습니다. 어떤 클라이언트들에게는 미팅을 잡고 그들이 AI 프로젝트를 구현하기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조언을 줍니다. 다른 클라이언트들에게는 계약직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써 코드를 작성해줍니다. 또 다른 클라이언트들에게는 리서치를 함께 하고 논문을 공동 집필합니다. 그러나 대개는 위 세 가지 작업이 혼합된 일을 하는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 현대의 머신러닝 작업은 파트 타임으로 수행하는 것이 보다 적합한 것 같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큰 규모의 모델을 개발 혹은 연구하고 있다면, 해당 모델을 훈련시키는데 수 시간-수 일이 소요되는 것은 매우 흔한 일일 것 입니다. 머신러닝 종사자들은 모델을 훈련시키고 하이퍼 파라미터를 튜닝하는데 얼만큼의 시간이 소요되는지 알고 있습니다.
이때 만약 여러분이 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다면, 여러분은 훈련이 끝날 때 까지 기다렸다가 다른 프로젝트로 이동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프리랜서의 경우, 간단히 다른 고객들과의 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ML 프리랜서로서 여러분은 모델을 학습하기 위한 GPU 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을 갖추어야 합니다. 몇몇 클라이언트들은 제가 해당 클라이언트의 인프라를 사용할 수 있게 해주기도 하지만, 보안상의 이유로 그렇지 못한 클라이언트들도 존재합니다.
저는 개인 프로젝트 혹은 작은 규모의 클라이언트 프로젝트를 할 때는 AWS 스팟 인스턴스(대개 p3.2xlarge)를 커스터마이징한 AMI를 활용해 필요에 맞게 사용합니다. 또한 GCP 내 작은 사이즈의 GPU 인스턴스들도 활용합니다. 저는 128개의 레이어를 지니는 트랜스포머 모델들을 TPU에 올려 학습한다거나, GPU를 24시간 내내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때문에 이러한 온디맨드 솔루션들이 지금까지는 제 필요에 부합해왔습니다.
여러분이 AI 분야에서 일을 하고 계시다면, 학습과 자기 계발에 시간을 할애하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만약 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다면, 이는 대개 근무 시간에 일어날 것입니다. 여러분은 대개 근무 시간에 혼자 논문을 읽거나, “논문 리딩 그룹” 시간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프리랜서에게 이러한 시간은 돈을 벌 수 없는 시간입니다.
클라이언트에게 “제가 지난 주에 이만큼의 시간 동안 논문을 읽었으니 돈을 지불해주십시오”라고 말을 할 수는 없겠죠 (만약 그렇게 해주는 클라이언트가 있다면 제게도 알려주세요). 기억하세요. 당신은 AI를 학습하기 위해 고용된 것이 아닌 클라이언트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용된 프로입니다. 그리고 모든 고용주들은 당신이 이미 최근 AI 발전을 모두 캐치업 하고 있는 사람이기를 기대할 것입니다. (네, 네.. 저도 압니다. 여기 최근의 AI 발전에 있어 하나의 도메인이라도 제대로 캐치업하고 계신 분이 계신가요?) 제 생각에 이러한 수익성 없는 학습은 AI 프리랜서로서 스스로 지불해야 할 대가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시애틀에 거주하고 있지만 이 사실이 프리랜서가 된다는 것에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저는 컨퍼런스에서 발표를 해야할 때를 제외하고는 거의 출근을 하지 않습니다. 또한 Allen AI와 함께 일을 하기도 하는데, 지구 반대편에 살면서도 방문하고 싶을 때 회사에 방문해 팀원들과 점심 식사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이지 굉장한 이점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원격으로 근무를 하신다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도시에 거주하며, 테크 허브에 위치한 클라이언트들과 함께 협력하는 것이 좋은 선택이라 생각합니다.
커리어 계발
피츠버그에 위치한 코워킹 스페이스 Code & Supply |
여러분이 커리어를 계발하고 보다 숙련된 프리랜서가 되는 방법은 존재합니다. 그러나 이는 정규직의 계발과 매우 다릅니다. 저도 이제 프리랜서를 시작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본 계발 방법은 내년에 또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이 협상을 하지 않는 한, 급여가 자동으로 오르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 사람들이 “NO”를 외치기 시작하는 시점까지 점진적으로 급여를 올려나갈 수는 있습니다. 이를테면 일 년에 두 배씩과 같이 말이죠. 이러한 이유 때문에 저는 인사 고과, 승진 등 여러분이 어떻게 할 수 없는 것들에 의존해야 하는 정규직 보다 프리랜서가 돈을 더 쉽게 벌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승진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프리랜서로서 여러분은 사내 정치에서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프리랜서는 맡은 바 일을 완수하거나, 완수하지 못하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다음 승진을 위해 어떤 상사에서 아첨을 해야하는지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전혀 없는 것이죠. 다만 프리랜서의 단점이라면 대개 관리/감독 경험을 쉽게 얻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저의 경우, 클라이언트 사의 주니어 개발자 및 리서처들의 멘토링을 하긴 하지만 말이죠.
여러분은 스스로를 제너럴리스트가 아닌 스페셜리스트로 생각하는게 도움이 될 것 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매우 복잡한 수술을 필요로 하는 심각한 병에 걸렸다면, 가족 주치의에게 이를 맡기려고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수십억의 돈이 걸린 복잡한 소송건에 휘말렸을 때 개인 세무사에게 조언을 구하지도 않을테고 말이죠.
즉, 여러분은 “AI를 한다” 이상의 것을 해야 합니다. 만약 여러분이 단순히 사이킷런을 활용해 “예측 모델링”, “텍스트 분석” 등을 할 수 있는 AI 제너럴리스트라면, 여러분은 자신들의 파워포인트 슬라이드에 “AI” 키워드라도 넣어 보고자 하는 절박한 스타트업 혹은 기획 팀의 눈길을 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다른 수많은 유사한 AI 제너럴리스트들과 경쟁하게 되겠죠. 그러나 전문 분야를 좁힌다면 여러분은 세계에서 단 몇 명만이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니즈를 가진 클라이언트의 관심을 끌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제 전문 분야는 아시아 언어 처리를 위한 NLP/ML과 언어 교육입니다. 이러한 전문성을 정의할 때는 ML 스택의 기술 용어가 아닌 인더스트리 용어로 정의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람들은 “헬스 케어를 위한 인공지능 솔루션” 그리고 “금융을 위한 텍스트 분석”이라는 키워드를 찾지 “GAN”, “Seq2Seq”을 찾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또한 어떤 인더스트리에서 일을 하게 되건 간단한 회귀 모형부터 GAN, 강화학습 등 다양한 범위의 ML 기법과 모델을 이해하고, 학습하셔야 합니다.
만약 여러분이 조금이나마 창업(특히 B2B 사업)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프리랜서로 1 년 이상 근무를 해보는 것이, 시장 수요에 대해 배우고 이를 창업으로 전환할 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전문 분야에서 다양한 클라이언트들을 만나고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해보면다면, 반드시 자주 발생하는 패턴과 니즈를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이는 프로덕트 아이디어를 위해 매우 좋은 자양분이 됩니다. NainigoNet, Open Language Profiles와 같은 제 오픈 소스 프로젝트들도 이같은 과정에서 탄생하기도 했습니다.
요약
본 포스트를 통해 저는 프리랜서 AI 엔지니어가 가능한 커리어 패스임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사람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여러분은 이 글이 주관적일 수 있음을 이해하셔야 합니다. 프리랜서의 길에 뛰어들고 파산하더라도 저에게 화를 내지는 말아주세요. 글을 읽고 궁금한 점이 생기셨거나 질문 혹은 피드백을 원하신다면 언제든 제게 메일을 보내주세요. 제 경험을 이렇게 공유하게 되어 기쁘네요!
REMIND: Masato는 한국 문화와 한국어에도 아주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Duolingo에서 근무하던 2018년에는 Duolingo 내 한국어 코스를 개발하기 위해 한 달 간 서울에서 머물며 한국어를 배운 이력도 있다고 합니다.
때문에 한국어 자연어 처리와 관련해서도 협업 및 연구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하며, 이와 관련해 관심 있으신 분들은 Masato에게 메일 (hagisan at gmail dot com) 을 주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