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본에서 워싱턴까지: 세계적인 컴퓨터 공학자가 된 Pedro Domingos

마스터 알고리즘의 저자 Pedro Domingos에 대하여 알아보자

Posted by devfon on June 14, 2019

알파고 사건 이후 우후죽순으로 신간이 쏟아져 나오는 인공지능 관련 출판 업계에 명저로 뽑히는 한 교양서적이 있다. <마스터 알고리즘> 책의 제목 그대로 더 이상 개선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완벽한 알고리즘 개발이 가능한가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책이다. 재밌게도 책의 저자는 컴퓨터공학 분야의 연구가 그다지 활발하지 않은 국가인 포르투갈 출신의 컴퓨터 공학자 Pedro Domingos이다.

포르투갈 리스본 공과대학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취득한 Pedro Domingos는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공학자이다. 박사 학위 취득 이후, 모교인 리스본 공과대학의 조교수로 재직하기도 했던 그는 현재 워싱턴 대학의 전임교수로 재직하며 컴퓨터 공학과 관련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그가 세계의 주목을 받은 시점은 1990년대 후반 무렵이다. 석/박사 학위를 위한 연구에서 인공지능 관련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하던 그가 데이터 과학자가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상이라고 여겨지는 SIGKDD를 2년 연속 수상(1998-99)하며 세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것이다. 이후로 기계학습의 대가로 자리하게 된 그는 ‘마스터 알고리즘’을 저술하며, 대중에게도 자신의 이름을 알리게 된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IT 불모지에서 IT 대가가 된 Pedro Domingos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Who is Pedro Domingos?

Pedro Domingos는 앞서 소개한 바와 같이 리스본 공과대학 IST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며 학사,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석사 재학 시절이던 1998년 이미 컴퓨터와 전자계의 저명한 협회 IEEE(전기 전자 기술자 협회)가 주최한 논문 경진 대회에서 Best student paper를 수상했을 정도로, 잠재력이 뛰어난 학생이었다.

그리고 석사 학위 취득 후,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UC Irvine에서 컴퓨터공학과 기계학습을 전공해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학위를 받자마자 모교인 리스본 공과대학의 조교수로 채용되어 2년 간 모국에서 컴퓨터공학과 학생들을 가르치던 그는 워싱턴 대학교로부터 정교수 제의를 받아 1999년부터 지금까지 워싱턴대학교 컴퓨터공학과의 교수로 재직 중이다.

Pedro Domingos의 주요 연구 분야는 기계학습과 데이터 마이닝으로 컴퓨터가 인간의 간섭 없이 더 많이 일하고, 경험을 통해 배우면서 새로운 지식을 발견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그는 기계학습과 인공지능, 그리고 철학의 오랜 과제인 ‘어떻게 논리와 확률(Logic&Probability)을 통합할 것인가’라는 문제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글을 읽으며 해당 문제에 관심이 생긴 독자는 Pedro Domingos의 해당 논문을 참조해보기를 바란다.

Google Scholar에서 확인할 수 있는 Pedro Domingos의 논문 피인용 수

Pedro Domingos는 지금까지 120개가 넘는 대학, 연구실, 컨퍼런스에 인공지능 관련 연사로 초청되었으며, 그의 기계학습 강좌는 매해 워싱턴 대학 최고의 수업으로 선정되고 있다. 그는 현재 워싱턴 대학 외에도 스탠퍼드 대학, MIT, CMU의 교환교수로도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그리고 그의 다양한 논문 관련 수상 기록들이 증명해주듯, Google Scholar에 나타난 Pedro Domingos의 논문 피인용 수는 정말 엄청나다.. 기계학습과 Pedro Domingos에 관심이 생겼다면 아래 링크들을 참조하도록 하자!

Pedro Domingos’ Machine Learning Lecture Pedro Domingos’ Curriculum Vitae

The Master Algorithm

기계학습은 이미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에 적용되어 우리 삶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그리고 기계학습에서 미래를 본 많은 기업들은 이미 사내에 머신러닝 리서치 센터(e.g. FAIR, Google Brain)를 설립하여 자체적 연구를 수행해나가고 있다. 이러한 연구 흐름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을 거쳐 한국의 클로바(Clova AI), 카카오(Kakao Brain)로까지 번지고 있다. 세계의 내로라하는 IT 공룡기업들이 앞다투어 기계학습에 대한 투자와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Pedro Domingos가 집필한 책 마스터 알고리즘은 인공지능과 기계학습이라는 개념의 탄생부터 어떻게 컴퓨터라는 기계가 스스로 학습할 수 있게 되었는지, 그리고 기계학습이라는 기술이 우리의 미래를 얼마나 바꿔놓을지를 상세하게 묘사하고 있는 책이다.

인공지능, 기계학습, 심층학습의 관계 다이어그램

기계학습이란 인공지능의 하위 분야로 기계에 일일이 명령을 내리거나 직접 프로그래밍하지 않고, 기계가 데이터로부터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학습 능력을 부여하는 것을 연구하는 분야이다. 페이스북에 단체 사진을 올리면 친구 목록 중 유사한 얼굴을 가진 친구가 자동으로 태그된다던지, 사용자의 구매 내역을 추적해 사용자가 미래에 구매할 만한 상품을 추천해준다던지 기계학습을 활용한 다양한 어플리케이션들은 이미 우리 삶에 깊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리고 Pedro Domingos는 이 책을 빌어 우리 사회를 다음 단계로 이끌어낼 수 있을 만큼 파격적인 새로운 기계학습의 메커니즘을 제시한다. 사용 분야에 따라 각기 다른 데이터셋으로 학습된 분야에 맞는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것이 아닌 모든 분야와 데이터를 아우르는 마스터 알고리즘의 개발이 언젠가는 가능하다는 주장을 펼치는 것이다.

기계학습을 전혀 모르는 일반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 비즈니스에서 발생한 데이터를 활용하고, 리스크를 관리하고, 귀찮은 업무를 자동화 하는 등 다양한 측면에서 활용 가능한 기계학습 관련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언론이 떠들어 대는 기계학습으로 인한 미래 사회의 변화가 어디까지가 허상이고 진실인지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정말 재미있게 읽기도 했던 ‘마스터 알고리즘’이라는 책의 저자가 포르투갈인이었다는 사실은 비교적 최근에 알게 되었다. 도밍구수(일요일들..)라는 이름이 너무 친숙해 궁금한 마음에 검색해보니 떡하니 출신지에 포르투갈이라는 네 글자가 적혀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점 때문에 괜시리 더 친근하게 다가오기도 했던 것 같다. 해당 이유로 포르투갈 관련 마지막 포스팅의 주제를 Pedro Domingos로 잡기도 했고 말이다.

분데스리가의 갈색 폭격기로 군림했던 차범근

사실 Pedro Domingos와 같이 어느 분야의 불모지에서 해당 분야의 대가가 탄생하는 것은 과거 축구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차범근 같은 선수가 나타난 것과도 같은 현상일 것이다.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지도 않은 환경에서 국제 무대에서 경쟁력을 보일 수 있는 인재가 탄생한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차범근이 그러했고, Pedro Domingos가 그러했다. 세상에는 말도 안되는 일이 참 많이도 발생하는 것 같다. 앞으로 두 사람처럼 한국에서도, 그리고 포르투갈에서도 세상을 놀래킬 수 있는 많은 인재가 배출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도 언젠가 그러한 인재였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글을 마무리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