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또 4기 및 정신머리 다짐글

백수가 정신머리를 챙기는 방법

Posted by devfon on March 1, 2020

2020년의 새해를 축하한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3월이 되었다. 2020년이 밝자마자 꽤나 많은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만큼 시간도 빠르게 흘러가는 기분이다. 2020년의 2개월을 보내며 내게 생긴 일은 다음과 같다.

2번째 회사 퇴사

2번째로 근무했던 작은 스타트업 하이퍼하이어에서 3개월 간의 짧은 근무를 마치고 퇴사를 하였다. 하이퍼하이어는 서울대학교 창업 동아리에서 시작된 인도 채용 솔루션을 서비스하던 회사인데 정말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 오래전부터 간직하던 스타트업 생활의 꿈을 다시금 다잡을 수 있었다.

퇴사의 계기는 회사의 서비스 피봇팅으로 인해 포지션의 변동이 생겼기 때문이다. 안좋게 마무리된 것은 전혀 아니고, 퇴사 이후 워크샵도 같이 보내고 꾸준히 좋은 연락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일화는 작년 말 직원들과 다같이 인도 출장을 갔던 일인데, 너무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 소중한 경험이었다. 내게 앞으로도 인도는 출장으로만 갈 국가이다 ^^;

P.S. 하이퍼하이어에서 모바일 개발자를 채용하고 있다고 하네요 ! 정말 좋은 사람들이 많은 괜찮은 회사입니다 :)

포르투갈 대학원 지원 및 합격

한국에서 취업 준비를 하며 내가 충분히 경쟁력 있는 후보자가 될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이러한 자신감이 오래 전부터 꿈 꿔오던 대학원 진학에 악영향을 많이 미치기 시작할 무렵, 작년 말 있었던 인도 출장은 나에게 다시 유학의 꿈을 일깨워주었다.

나는 특히나 외국에 대한 공포가 많은 사람인데 외국에 자꾸 나가보는 경험이 항상 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컴포트 존에서 의도적으로 탈출하는 기분이랄까? 아무튼 인도에서의 짧은 출장을 통해 다시 해외 생활을 해보고 싶다는 강렬했던 욕구가 차올랐고, 그대로 이전부터 꿈꿔오던 리스본 공과대학교의 석사 프로그램에 지원해 합격하였다. 이 부분은 나중에 포스트로 다시 한 번 정리해볼 예정이다.

모두의연구소 풀잎스쿨 퍼실 지원

퇴사 이후에도 여러 스터디, 모두의연구소 랩 생활을 하며 이런 저런 공부를 이어오고 있지만 마음 속에는 항상 파인만의 명언이 자리잡고 있다.

Explain the concept in your own words as if you were teaching it to someone else.

파인만은 항상 가르침을 기반으로 학습할 때 본인이 가장 많은 학습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물론 모두의연구소가 진행하는 풀잎스쿨이라는 프로그램이 누군가에게 나서서 가르침을 설파하는 것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한 사람의 리드가 아닌 여러 사람이 능동적으로 학습에 참여하며 지식을 축적시켜나가고자 하는 곳이 풀잎스쿨일 것이다.

그럼에도 프로그램을 꾸리는 퍼실의 역량에 따라 풀잎스쿨에 참여한 사람들이 얻어갈 수 있는 것에 차이가 크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기획한 프로그램에서 사람들이 투자한 시간 대비 괜찮은 지식을 얻어가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그만큼 많은 준비를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스스로에게) 불편한 요소들을 추가하는 것이 개인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따라서 기획 프로그램에 참여한 분들이 모두 많은 지식을 얻어갈 수 있도록 남보다 더 공부하고, 준비해보며 성장하고자 한다.

괌 여행

앞서 언급한 것처럼 나는 기본적으로 외국에 대한 공포증이 많은 사람이다. 내가 왜 이렇게 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군생활의 여파가 지금까지 남아있을 것이라 추측된다. 나는 카투사로 군복무를 했는데, 여기서 문제는 군복무 이전까지 외국 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입대를 했다는 것이다. 당연히 모든 생활이 영어로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영어에 자신감이 없었던 나는 주변의 눈치를 많이 보게 되었고, 제대할 무렵 영어를 어느 정도 습득하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 이러한 불편한 기억들이 내 뇌리에 많이 남아있는 것 같다.

그러나 역시 인도 출장 뽕에 힘입어 해외 여행을 당차게 가게 되었고, 이번 여행의 경험도 나에게 이러한 두려움을 일정 부분 깨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괌은 정말 좋았다. 아시아 관광객들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현지인들이 기본적으로 아시아인들에게 우호적이고 물가도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아 생활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또 물놀이를 크게 좋아하지 않던 나도 괌의 해안가에서는 물놀이를 즐기지 않을 수 없었을 정도로 바다가 너무 맑았다. 여행의 막바지에는 이번 여행의 경험도 나에게 좋은 성장 요소로 작용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So, What you gonna post?

음, 그래서 이제 글또 이야기로 돌아가 어떤 종류의 글을 쓸지 밝혀야 할 것 같다. 크게 두 가지 카테고리로 나누어볼 수 있을 것 같다. 첫 번째는 개인적이지만 누군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글 그리고 두 번째는 주관적으로 남에게 지식을 전달할 수 있는 글일 것이다. 두 카테고리를 더 상세해보자.

개인적이지만 누군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글

나는 남들에 비해 이력이 조금 특이한 사람이다. 첫 대학은 동국대학교 체육교육과, 그리고 카투사 입대. 제대 이후 편입학을 통해 한국외국어대학교 포르투갈어과 입학, 이후 개발자 전향 및 포르투갈 제 1 공과대학인 Instituto Superior Tecnico 진학까지.

나는 다이나믹하게 사는 것을 꺼리지 않는 편이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를 크게 마음에 담아두지 않고 있었는데, 사회에 막상 나와보니 이러한 내 이력을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을 꽤나 많이 마주했었다. 그리고 그런 부류의 사람들을 만날 때 마다 항상 생각했던 것이 있다.

“이런 사람들 때문에 한국 사회에서는 변화를 두려워 할 사람들이 참 많겠다”

지금은 대학원에 진학하지만, 언젠가의 목표는 남들의 인생에 조금이나마 긍정적 변화를 줄 수 있는 멘토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내 이런 다양한 백그라운드가 분명 그런 일을 함에 있어 좋은 인사이트를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첫 번째 카테고리인 개인적이지만 누군가에는 도움이 될 수 있는 글에서는 이러한 이야기를 담아보고자 한다. 주로 아래와 같은 이야기가 될 것 같다.

  • 체대생문돌이를 거쳐 개발자가 된 이유
  • 영어가 두렵다고요? 저는 여러분보다 훨씬 두려워 했던 사람이에요
  • 나는 왜 포르투갈로 떠나는가?
  • 컴포트 존을 벗어나려는 시도가 어떻게든 남는 장사인 이유

개발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이지만 내가 기록해두고 싶은 주제의 글들이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1 그램의 영감이라도 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위 글들을 기록할 예정이다.

주관적으로 남에게 지식을 전달할 수 있는 글

내가 남들에게 전달할 수 있을만한 지식의 범주의 한계는 뚜렷하다. 나는 Deep Learning, Natural Language Processing 외에 다른 분들보다 많이 가지고 있는 지식이 없다. 그래서 이러한 지식들을 녹여내 다양한 글들을 작성해보려고 한다.

첫 번째는 다양한 튜토리얼을 만들어보려고 한다. 지난 번 내가 운영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월간 자연어 처리에 튜토리얼을 만들어 공유한 적이 있다. 튜토리얼 공유를 해보며 느낀 점은 이게 분명 남들에게 어떻게든 좋은 리소스가 될터인데, 튜토리얼을 만드는 나에게도 큰 공부가 된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이번에 시간이 있을 때 러닝 바이 메이킹 튜토리얼 학습법(실제 있는 말은 아니다)을 시도해볼 예정이다.

두 번째는 내가 스스로 학습하며 정리한 글들이 될 것 같다. 우선 앞서 언급한 모두의연구소 풀잎스쿨에서는 Carnegie Mellon 대학의 Graham Neubig 교수님의 NN4NLP 강의를 함께 학습할 예정이다. Stanford 강의보다 난이도가 쉬운 과정이기 때문에 코어한 내용을 잘 정리해 기록해두면 나중에 꺼내보기 좋을 포스트들이 될 것 같다. 중간 중간 풀잎을 운영하며 느낀 점도 함께 기록해두면 다음 퍼실을 신청하실 분들께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결론

나는 현재 백수이다. 퇴사를 너무 일찍해버린 것일까? (ㅋ_ㅋ) 백수일 때 하나라도 더 많이 공부를 해두어야 할터인데 글또의 예치금, 풀잎스쿨의 퍼실과 같은 외부적 장치들은 내게 학습을 강요할 좋은 매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요즘 유행하는 챌린져스의 개념이랄까. 아무튼 글또 분들의 자기소개를 보니 모두 열심히 사시는 열정 있는 분들이 모이신 것 같은데 서로에게 귀감이 될 수 있는 유익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양질의 글을 생산해봐야겠다. 다들 화이팅 ! :)